Foxx Tone Machine

 

퍼즈를 모르는 사람도 아는 Dallas Arbiter Fuzzface 와 Tone Bender 외에도 퍼즈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몇개의 아이템들이 있다. foxx tone machine은 바로 그런 몇개의 아이템 중 하나다.

실제로 이 페달을 재현하려고 했던 시도들은 많았다.

90년대 Way Huge사의 Piercing Moose 는 이 Foxx Tonemachine을 재현하려다 본인이 전설이 된 케이스다.

Reverb에서 주어온 이미지

이 페달은 지금은 Danelectro의 사장이 되어있는 Steve Ridinger가 10대 때 재미삼아 만들었다고 하는데, 사실상 퍼즈가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아이템은 아니다보니 누구나 트랜지스터와 저항을 조합해서 굉음을 만들려고 한다면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 소리가 좋은지 아닌지는 별개의 문제지만.

Steve Ridinger가 댄일렉트로에서 만든 3699퍼즈도 원류는 이 Foxx Tonemachine이다. 3699는 그당시 Foxx 회사이름을 전화번호로 눌렀을 때의 숫자라고들 한다. (적어보니 TMI)

구글에서 주어온 이미지

또한 최근 빈티지 기기를 저렴하게 복각하기로 유명한 Warm Audio에서는 아예 케이스의 벨벳질감까지 똑같이 따라한 복각 페달을 내놓기도 했다. 이건 나름 저렴해서 언젠가 한번 비교차원에서 구매해볼 예정이다.

구글에서 주어온 이미지

이번에 구하게 된 Foxx Tonemachine은 원래의 빨간색 벨벳 케이스를 구하고 싶었지만 돈과 시간의 여건상 검은색을 구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친절한 미국 셀러 덕분에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상태의 페달을 구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아무런 예고없이 집 앞에 던지고 간 USPS와 우체국의 연계 시스템은 여전히 적응이 안된다....

노브 사이로 보이는 것이 옥타브 온 / 오프 스위치

이 페달은 일반적인 Fuzz의 소리외에 별도로 Octave Sound를 추가할 수 있다. 이 Octave가 추가된 소리는 Octave와 Ring Module이 랜덤하게 섞여나오면서 쥐어짜는 듯(?) 울부짖는 듯(?) 익숙하고 강렬한 Fuzz 소리를 내어준다.

기본이 되는 Fuzz 소리는 질 좋은 디스토션부터 익히 아는 Fuzz까지 여러소리를 내어준다.

생각보다 빈티지 페달답지 않게 노이즈도 많지않고 굉장히 좋은 페달이다. 그 옛날 노이즈가 가득한 빅머프 때문에 기타를 치고있지 않을 때 노이즈가 연주에 고스란히 들어가던 걸 생각해보면 빈티지 답지 않은 느낌이긴 하다.

생각보다 큰 크기에 비해 가벼운 것이 뭔가 신뢰가지 않게 생긴 부실한 느낌이고, 표면을 벨벳으로 만든 어딘가 괴랄한 취향이 색다르긴 하지만 쥐어짜는 이 페달만의 독특한 옥타퍼즈 소리를 듣고있다보면 다른 빈티지 페달과 마찬가지로 그런건 상관없게 만드는 기분이다.

사실 이 페달을 오래동안 눈팅만 하다가 구입을 맘 먹게 된 계기는 밴드 '실리카겔'의 'Desert Eagle'이라는 노래를 듣고 나서였다.

이 밴드의 기타리스트 김춘추님은 추정컨데 저 위에 언급한 Warm Audio의 복각 페달을 사용한 것 같은데, 너무나 멋진 사운드와 플레이에 감탄해서 덥석 구매를 결정하게 된 것이다.

 

 

언제나 배터리로만 구동되기 때문에 늘 잭을 뽑아놓아야만 하는 귀찮음과 배터리 교체를 위해 백플레이트의 나사를 풀어야 하는 귀찮음도 이제는 적응이 된 걸 보면,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긴 한가보다. 이제는 퍼즈를 그만 사야지 싶다가도 이제 시작인 듯 싶기도 하다.

끝나지 않은 퍼즈사랑은 통장을 빈털털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