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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vox SuperFuzzGear 2022. 3. 25. 00:41
내게 있어서 오랫동안 Dream Fuzz는 퍼즈페이스Dallas Arbiter Fuzzface나 톤벤더 Tonebender가 아닌 유니복스 슈퍼퍼즈Univox Superfuzz였다.
디스토션과 퍼즈의 어떤 경계를 가르는 듯한 강렬한 퍼즈/디스토션과 미드스쿱된 쥐어짜는(?) 퍼즈톤 두개를 낼 수 있는 이 페달은 더 크램스The cramps의 포이즌 아이비 Poison Ivy, 스매싱 펌킨스The Smashing Pumpkins의 빌리 코건Billy Corgan 같은 락 기타리스트부터 John Scofield 같은 재즈기타리스트도 애용하는 페달이었다.
실제로 퍼즈페이스나 톤벤더는 60/70년대 하드락/블루스 혹은 지미 핸드릭스로 대표되는 어떤 싸이키델릭한 기분으로 느껴지는 것에 반해 슈퍼퍼즈는 펑크와 90년대 얼터너티브의 어떤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또한 페달의 모양이 개인적으로는 꽤 애착을 갖게 생긴 귀여운 모양새와 색깔을 갖고있기도 하다.
원래 이 페달은 60년대 일본의 honey라는 회사가 멀티 이펙터인 사이키델릭 머신 Psychedelic machine을 만들면서 설계한 것이다. 나중에 유니 바이브 Uni-Vibe로 유명한 Shin-Ei사가 인수한 후에 퍼즈서킷만 따로 페달화를 시켜서 판매한 것이 이 슈퍼퍼즈의 시초다.
이 페달을 여러회사가 수입해서 팔다보니 여러버전이 존재한다. 이후에 Unicord라는 미국회사가 수입해서 Univox라는 회사이름으로 출시를 하게 되는데, 이 때 출시된 것이 바로 슈퍼퍼즈다.
일반적인 퍼즈들의 저음이 뭉개지고 끓어오르는 듯한 퍼즈 사운드도 내주기는 하지만 이 페달의 매력은 퍼즈와 디스토션이 섞인 듯 경계에 서 있는 소리를 내주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다보니 볼륨과 퍼즈의 양을 조절하면 오버드라이브로도 꽤 괜찮은 소리가 난다. 존스코필드의 드라이브 소리, 특히 90~2000년대 소리는 바로 이 슈퍼퍼즈의 소리다. 그래서 많은 펑크계열의 락커들이 빅머프와 함께 애용했던 페달이기도 하다.
이번에 구입한건 원래 갖고싶었던 빨강/파랑이 아니라 검은색이다. 나는 뭔가 원하는 색깔과는 인연이 없는 듯 싶다.
고무발판에 무식하게 Super Fuzz라고 씌여있는 것도 귀엽고, 퍼즈의 이름에 대놓고 Super라는 말을 붙인 것도 귀엽다.
소리는 익숙한 바로 그소리. 밟는 순간 90년대 시애틀 어딘가의 클럽 혹은 80년대 뉴욕의 펑크 클럽 어딘가로 가는 것만 같다.
나이가 드니 오히려 락이 좋아진다. 즐거웠던 재즈 플레이리스트는 어느새 뒷전이고 90년대의 황금기로 돌아가고픈 마음이 굴뚝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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